2026 하이원 2박3일 가족여행기 2부 – 고한 구공탄시장, 정암사, 만항재, 화암동굴

2026/08/24 UPDATE

지난 1부에 이어 하이원 가족여행 둘째 날 이야기를 2부로 이어갑니다.

이날은 고한 구공탄시장을 시작으로 정암사, 만항재, 화암동굴까지 알차게 돌아본 하루였어요.

하이원 여행 둘째 날, 탄광촌의 정취 가득한 고한 구공탄시장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고한 구공탄시장.

하이원 여행 고한구공탄시장

강원도가 탄광 도시다 보니 시장 이름부터 ‘구공탄’입니다.

시장 입구도 여러 개인데 각각 갱도 1, 갱도 2 이런 식으로 이름을 붙여놓았더라고요.

전국 어느 시장에서도 볼 수 없는, 탄광촌만의 개성이었습니다.

시장 옆으로는 하천이 흐르는데, 예전에는 검은 탄광물이 흘렀다는 이곳에 지금은 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자연이 다시 회복된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시장 안쪽에는 연탄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여기저기 전시돼 있는데, 그중에도 다 쓴 연탄재를 재활용해 만든 작품이 가장 눈길을 끌었습니다.

아이디어가 정말 신박합니다.

중앙광장 천장에도 연탄 조형물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강원도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연탄아트

시장 밖에는 해발 700m 지점임을 알려주는 비석이 서 있었습니다.

걸을 때는 잘 몰랐는데 비석을 보니 새삼 이 동네가 꽤 높은 지대에 자리한다는 걸 실감했어요.

고한구공탄시장은 정선군 고한읍, 옛 탄광촌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어요. 폐광 이후 지역의 아픔과 재생 의지를 함께 담아낸 곳이라, 단순한 재래시장이 아니라 탄광촌의 역사를 걸으며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하이원 여행 700m 비석

천 년 고찰과 국보를 품은 정암사

다음으로 향한 곳은 시장에서 멀지 않은 정암사. 기도도량으로 유명한 절이라고 하네요.

일주문 현판에는 ‘태백산정암사’라는 글씨가 멋스럽게 쓰여 있었습니다.

절마다 일주문을 유심히 보는 편인데, 역시 저마다의 개성이 느껴집니다.

태백산정암사현판

정암사는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와 창건한 사찰로,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한 곳이라고 해요. 그래서인지 일반 사찰과 달리 대웅전이 아닌 적멸보궁이 경내 중심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올라가는 길가에는 소원을 담은 작은 돌탑들이 곳곳에 쌓여 있었습니다.

그만큼 저마다 이루고 싶은 간절한 소원이 있다는 뜻이겠죠.

모두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라봅니다.

정암사는 자장율사와 인연이 깊은 곳이라 순례길도 있다는데, 날이 너무 더워 이번엔 패스하기로 했습니다.

선선해지면 다시 도전해보려고요.

푸른 하늘과 싱그러운 나무를 배경으로 선 대웅전의 모습은 사진을 안 찍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단청과 담쟁이덩굴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사람이 일부러 꾸며도 저런 조화는 나오기 힘들지 싶습니다.

단청과 담쟁이의 조화

개인적으로 어딜 가든 전통 담장을 눈여겨보는 편인데, 정암사 담장은 현지 사암과 황토로 다져져 부드러운 느낌을 줬습니다.

기와의 단차에서 느껴지는 미적 감각도 인상 깊었어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ㅎㅎ)

참고로 경내 산비탈 위에는 고려시대에 세워진 모전석탑, 수마노탑이 자리하고 있는데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고 해요. 이번엔 더위 때문에 놓쳤지만, 다음 방문 때는 꼭 올라가 보려고 합니다.

국내 최고 높이의 고갯길, 만항재

정암사 투어를 마치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국내에서 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도로, 만항재였습니다.

속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한 전망에 기온까지 아래 도시보다 확연히 낮아서 더위를 제대로 식힐 수 있었습니다.

하이원 리조트에서도 멀지 않은 만항재는 해발 1,330m로 정선과 태백, 영월의 경계에 걸쳐 있어 세 지역의 산세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매력이에요. 매년 여름이면 함백산 야생화축제가 열려 수백 종의 야생화가 이 일대를 수놓는다고 하니, 꽃철에 맞춰 다시 와보고 싶어졌습니다.

만항재 휴게소 맞은편에는 숲속에서 쉬어갈 수 있는 ‘하늘숲길공원’이 있었습니다.

그늘에서 산책하는 사람, 벤치에 누워 낮잠 자는 사람, 저희처럼 막걸리와 전을 사 와서 먹는 사람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힐링하고 있더라고요.

만항재

강원도 하면 옥수수막걸리를 빼놓을 수 없죠.

메밀전, 감자를 갈아 부친 바삭한 감자전과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꿀조합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품은 인공동굴, 화암동굴

만항재에서 시원하게 쉬고 난 다음 코스는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는 화암동굴.

가는 길에 잠깐 들른 소금강전망대에서는 싱그러운 여름 녹음과 푸른 하늘의 조화가 기분을 좋게 만들어줬습니다.

절벽과 나무 사이로 흐르는 계곡까지, 한눈에 다 담기 어려울 정도의 풍경이라 왜 ‘소금강’이라 불리는지 직접 와서 봐야 알 것 같았어요.

화암동굴은 다른 강원도 동굴들과 달리 인공동굴이라는 점이 특별합니다.

모노레일을 타고 산 정상 동굴 입구까지 편하게 올라갈 수 있는데, 이 동굴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데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금광 채굴에 강제로 동원돼 맨손으로 산속을 파 내려갔던 흔적이라고 해요.

지금은 계단이 잘 정비돼 있지만, 당시엔 나무 사다리와 희미한 조명 하나에 의지했다니 걷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동굴 안 중앙광장은 상당한 규모로 이리저리 연결돼 있어 그 자체로 볼거리였습니다.

하이원 여행 화암동굴 종유석

강원도는 석회암 지대가 많아서 수천 년에 걸쳐 지하수가 석회암을 조금씩 녹이며 저렇게 거대한 종유석을 만들어낸다고 하는데, 자연의 힘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조명이 비친 종유석은 신비로우면서도 살짝 오싹한 느낌도 들더군요.

화암동굴은 2019년 국가 천연기념물 제557호로 지정된 곳으로, 가장 넓은 광장형 공간의 장축만 약 100m에 이를 만큼 규모가 상당해요. 입장료는 어른 7,000원, 청소년 5,500원, 어린이 4,000원이고 모노레일은 별도 요금(어른 기준 3,000원)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은 휴무이니 방문 전 정선군시설관리공단 화암동굴 이용안내에서 미리 확인하고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하이원 여행 둘째 날을 마무리하며

이렇게 하이원 여행 둘째 날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편(3부)에서는 여행 마지막 날, 미리내폭포와 동강, 가수리마을, 영월 맛집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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